라스베가스 HOA 이야기
HOA가 갑자기 목돈을 청구할 수 있을까
최근 캘리포니아 샌클레멘티의 한 콘도 단지가 뉴스에 나왔다. HOA가 지붕 교체 명목으로 세대당 $26,000의 긴급 특별부과금을 통보한 것이다.
198세대 단지였고, 주민들은 반발했다. 지붕이 새는 것도 아니고, 이사회가 몇 년 전부터 보수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왜 이제 와서 "긴급"이냐는 것이었다. 81세 주민 한 분은 "이걸 못 내면 이사를 가야 한다"고 인터뷰했다. 안 내면 집에 lien이 걸린다는 통보까지 받았다.
주민들은 이사회 소환을 추진하고 GoFundMe까지 만들었다. HOA 전문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다투는 건 다투는 거고, 일단은 내야 한다고.
캘리포니아 얘기지만 남 일이 아니다. 라스베가스도 구조는 비슷하다.
작년 12월에 배빙턴 코트라는 콘도 단지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272세대로 오래 산 시니어가 많은 곳이다.
11월에 공지가 왔고 1월부터 관리비를 $275에서 $490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이였다. 물론 이에 반해서 주민들이 뭉쳤다.
네바다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조항이 하나 있는데 HOA 예산안은 전체 소유주의 과반이 반대하면 부결된다는 것이다. 결국 예산안은 부결됐다.
딱 여기까지만 보면 훈훈한 이야기다.
근데 몇 주 뒤에 HOA 변호사한테서 이메일이 왔다.
예산안이 부결된 건 맞다. 그런데 예비금이 부족한 경우에는 이사회가 별도의 부과금을 주민 승인 없이 매길 수 있는 조항이 따로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걸 작년 예산에 더하면 월 $467이고 원래 올리려던 $490과 별 차이가 없다 ㅎㅎ…
법이 왜 이사회한테 이런 권한을 줬을까
HOA는 지붕이든 도로든 언젠가 교체해야 한다. 그래서 예비금 연구라는 걸 5년마다 하고, 매달 조금씩 쌓아두게 되어 있다. 문제는 이걸 제대로 안 쌓는 이사회가 있다는 것이다. 관리비를 낮게 유지하면 당장은 주민들이 좋아한다. 그렇게 몇 년을 버틴다. 그러다 진짜로 지붕이 새면 그때는 돈이 없다. 샌클레멘티가 딱 그 케이스다. 미루고 미루다 세대당 $26,000이 됐다.
예비금이 부실하면 이 권한이 작동한다. 다만 법에 그렇게 쓰여 있긴 해도 읽기에 따라 달라질 여지는 있고, 그 금액도 예비금 연구에서 나온 숫자여야 한다. 아무렇게나 정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것들
예비금 연구 자료(Reserve Study)
방금 말한 그 연구 결과 자체를 요청할 수 있다. 필요 금액 대비 실제로 얼마나 쌓여 있는지 비율로 확인 가능하다. 이 비율이 낮다면 언젠가 목돈이 나올 수 있다는 신호다.
리셀 패키지(Resale Package)
집을 팔 때 HOA가 의무적으로 발급하는 서류다. 재정 상태, 진행 중인 소송, 예정된 특별부과금 계획까지 여기 다 나온다. 계약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자료인데, 꼼꼼히 보는 바이어는 드물다. 그도 그럴것이 500page가 넘는다..
감사보고서
연 예산이 $150,000 넘으면 매년 CPA 감사를, $75,000 넘으면 검토를 받게 되어 있다. 그리고 소유주의 15%가 서면으로 요청하면 감사를 강제할 수 있다.
정관(CC&R)
네바다에서 HOA 정관은 일반 공공기록이 아니다. 에이전트가 따로 요청해서 받아야 한다. 이사회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어떤 경우에 주민 승인이 필요한지가 전부 여기 적혀 있다.
다 읽을 필요는 없다. 예비금이 필요액 대비 몇 퍼센트인지, 그것만 찾아봐도 절반은 안다.
HOA 관리비 낮은 단지가 좋은 단지는 아니다. 그 돈은 어딘가에서 나와야 하고, 지금 안 내면 나중에 한 번에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