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에서 돈 따면 세금은 어떻게 될까
아무도 안 알려주는 이야기
다들 라스베가스 하면 화려한 대박을 꿈꾼다. 하지만 정작 그 판에서 돈을 쥐었을 때 따라오는 세금 문제는 까맣게 잊는다.
"카지노에서 딴 돈도 세금 내야 해요?"
답은 "낸다"이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낸다/안 낸다"가 아니라 어떤 구조로 내는가다.
그 구조를 모르면 손해를 보는 쪽은 대체로 손님이다.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다.
1.딴 돈은 소득이다 (서류를 받았든 안 받았든)
여기서부터 오해가 시작된다.
많은 분들이 "카지노가 서류를 안 줬으니 신고 안 해도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카지노가 주는 서류(W-2G)는 일정 조건을 넘을 때만 나온다. 서류가 없다는 건 소득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IRS가 자동으로는 모르는 상태라는 뜻이다.
법적으로는 딴 돈에 최저 기준선이 없다. 단돈 $50을 따도 세법상 소득이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전체 소득이 표준공제 금액에 못 미치면 애초에 세금 신고서를 낼 의무가 없어 소액이 실무상 문제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문제는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승리금을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누락했을 때다. 그게 나중에 어떻게 돌아오는지는 아래에서 보겠다.
2. 게임마다 취급이 완전히 다르다
두 번째로 큰 오해가 여기 있다.
슬롯·비디오 포커·빙고
한 번의 스핀에서 $2,000 이상이 나오면 기계가 멈춘다. 직원이 와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W-2G를 발급한다. 한 장은 손님에게, 한 장은 IRS로 간다. 업계에서는 핸드페이(handpay)라고 부른다.
이 기준선은 원래 $1,200이었지만, 2026년 1월 1일부터 $2,000으로 올랐고, 앞으로는 매년 물가에 연동해 자동으로 조정된다.
블랙잭·바카라·룰렛 등 테이블 게임
아무리 따도 W-2G가 나오지 않는다. 딜러가 칩을 밀어주고 끝이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서류를 안 줬으니 신고 안 해도 되는 거네."
아니다. 자진 신고 대상이다. 카지노가 IRS에 알려주지 않을 뿐, 세법상 소득인 건 슬롯 잭팟과 똑같다.
※ 주의: 서류 발급 기준은 '한 번의 당첨금'이지 화면에 찍힌 크레딧 잔고나 총 투입 금액이 아니다. 예를 들어 $1,000을 넣고 돌려 크레딧이 $2,000까지 불어났더라도, 소액 당첨이 쌓인 것이라면 W-2G는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이전에 $3,000을 잃었더라도, 단 한 번의 스핀에서 $2,000 이상 당첨되면 그 즉시 W-2G가 발급된다. (한국 국적의 여행객이라면 이 $2,000에 대해 그 자리에서 30% 원천징수를 하게 된다.)
3. 그럼 잃은 돈은?
당연히 이 질문이 나온다. "딴 것도 있지만 잃은 게 더 많은데요."
세법에도 잃은 돈을 빼주는 제도가 있다. 다만 조건이 붙는다.
조건 하나. 신고한 딴 돈까지만 뺄 수 있다.
여기서 "딴 돈"은 신고서에 올린 도박 소득을 말한다. $5,000을 신고했으면 아무리 많이 잃었어도 $5,000까지만 인정된다. 나머지는 사라진다. 내년으로 넘기지도 못하고, 월급 같은 다른 소득에서 뺄 수도 없다.
반대로 딴 걸 아예 신고하지 않았으면 잃은 돈이 얼마든 공제도 0이 된다.
조건 둘. 항목별공제를 선택한 사람만 쓸 수 있다.
세금 신고할 때 공제 방식을 둘 중 하나 고른다. 계산 없이 정해진 금액을 빼주는 표준공제, 지출을 하나하나 적어내는 항목별공제. 도박 손실은 항목별공제에만 들어간다.
그런데 미국 납세자 대부분은 표준공제가 유리해서 그쪽을 선택한다. 즉 애초에 잃은 돈을 뺄 자격이 없는 경우가 훨씬 많다.
조건 셋. 증빙이 있어야 한다.
날짜, 장소, 게임 종류, 금액. "많이 잃었어요"는 증거가 아니다.
4. 이 조건들이 현실에서 만드는 장면
말로만 보면 감이 잘 안 온다. 실제로 흔한 두 가지 장면으로 보자.
장면 하나. 하루에 다 잃고 나왔는데 서류를 받은 경우
슬롯에 $3,000을 넣었다. 계속 잃다가 마지막에 $2,000짜리 잭팟이 한 방 터졌다. 그날 결과는 $1,000 손해다. 그런데 W-2G에는 $2,000이 찍힌다. 카지노는 그날 얼마를 넣었는지 계산하지 않는다. 단 한 번의 당첨만 본다. 게다가 슬롯은 베팅액을 빼주지도 않는다. $25를 걸고 $2,000이 나왔다면 실제 이득은 $1,975이지만 서류에는 $2,000이 찍힌다. (키노와 포커 토너먼트는 순수익 기준이라 다르다.)
그러면 잃은 $3,000은? 조건 둘로 돌아간다. 표준공제를 쓰는 분이라면 뺄 방법이 없다. 다 잃고 나온 사람이$2,000에 대해 세금을 내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장면 둘. 신고를 건너뛰다가 크게 잃은 해에 공제를 찾는 경우
평소 서류 없는 소액 승리나 테이블 게임 수익을 신고하지 않다가, 어느 해에 크게 잃어 손실 공제를 신청하려 한다. 하지만 신고된 도박 소득이 $0이므로 손실 공제도 $0이다.
딴 돈은 IRS가 자동으로 알고, 잃은 돈은 내가 증명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5. 2026년부터 하나 더 불리해졌다
2025년 7월 4일 서명된 세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도박 손실을 90%까지만 공제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쉽게 말해서, 카지노에서 단 한 푼도 버리지 않고 딱 본전만 치고 나왔어도 IRS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6. 그래서 실제로 뭘 하면 되나
서류를 받았다면
반드시 신고에 포함시킨다. W-2G는 이미 국세청에 가 있어서, 빠뜨리면 나중에 편지가 온다.
자주 가신다면
연간 총합이 아니라 세션 단위로 기록하는 게 유리하다. 방문할 때마다 날짜·장소·게임·가져간 돈·나온 돈을 적는다. 플레이어스 카드 명세를 받아 두면 보조 자료가 된다. 이 기록이 없으면 손실 공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표준공제를 쓰신다면
잃은 돈 공제는 못 받는다. 서류가 나온 금액에는 그냥 세금이 붙는다고 보시면 된다.
한국에서 오시는 분과 함께라면
30% 원천징수와 공제 불가를 미리 알려드리는 게 좋다. 잭팟이 터졌는데 예상보다 적게 받으면 그 자리에서 당황하시게 된다.
아무래도 세금 문제도 있고 카드로 쪼으는(?)맛이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게임을 선호하는데, 뭐가 됬든 도박 자체는 인생에 큰도움은 안된다.